통증의 목적은 보호(Protection) 이며, 지각한 응급상황에 몸이 반응하도록 돕는 것이다. 달리다가 발목이 삐었을 경우 달리기를 멈추고 절뚝거리게 된다. 이를 통해 발목은 쉴 수가 있고 회복할 수가 있게 된다.

선천성 무통각증 을 가진 환자의 경우 통증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이러한 환자의 경우 식사를 하면서 혀를 깨물기도 하며, 3도 화상을 입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몸이 무너져도 다리가 골절된 것을 알지 못한다. 또한 오랫동안 서 있어도 관절의 피로를 느끼지 못해 꼼지락거리지 않아 관절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젊은 나이에 퇴행성 관절 질환으로 진행하며 젊은 나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의 민감도가 낮아 미세한 접촉에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면 다양한 신체적 위험에 대해 보호를 받을 수가 있겠지만 잘못된 경보를 통해 더 많은 통증에 시달릴 수가 있다. 반대로 통증의 민감도가 높다면 사소한 위협에 방해를 받지 않겠지만 큰 재앙을 예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신체의 다른 생리적 상태와 마찬가지로 통증 경보 시스템의 민감도를 설정하는데에도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많은 다른 인자에서 오는 정보를 기반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기초 통증 생리학 : 신경계의 세 수준

  1. 잠재적 위협을 감지하는 말초신경
  2. 위협에 대한 감각 정보를 증폭하거나 억제하는 척수
  3. 다른 근거에 비추어 감각 정보의 의미를 해석한 다음 보호를 위해 통증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1. 말초신경 : 위협 감지

유해자극 수용기(nociceptor)는 몸 전체의 신경종말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용기들은 잠재적 위협을 감지하며 역학적 힘, 온도 변화, 염증 관련 화학적 상태, 부상, 과도한 근육 작용으로 작동된다. 유해자극 수용기가 작동하면 뇌에 도달하는 혹은 도달하지 않는 신호가 전달되며, 그 부위를 보호하는 데 통증이 꼭 필요한가 아닌가를 뇌가 판단한다.
유해자극 수용기는 발화 역치를 가지고 있다. 팔을 가볍게 접촉하면 흥분하지 않지만, 강하게 치면 흥분한다. 역치는 여러 기전에 의해 낮아질 수가 있는데 특히 염증이 있는 경우에 그렇다. 이 경우 '통각과민증(hyperglesia)'이 유발될 수 있다. 햇볕에 탄 어깨나 삔 발목처럼 염증이 있는 부위를 가볍게 만지기만 해도 심각한 통증이 나올 수가 있다. 염증이 진정되면 부상 부위의 민감도가 정상 수준까지 내려간다. 하지만 유해자극 수용기는 과거 부상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 수가 있다. 민감도가 높아져있는 기간에 유해자극 수용기들은 추후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을 때 강하게 반응하도록 유도한다. 두 번째로 발목을 삘 경우 손상은 같더라도 유해감각과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해감각 신호는 신경 종말이 아닌 신경 중간에서도 생길 수 있다. 이를 딴곳유해감각(ectopic nociception)이라고 한다. 신호가 발생한 곳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딴곳유해감각이 생기면 신경 시스템 상위 수준에 혼란이 생긴다. 만약 신경이 신경뿌리 가까이에서 자극되었다면 신경종말에 가까운 곳에서 유해감각을 느낄 것이다. 이를 통해 통증이 나타나는 위치가 꼭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안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2. 척수의 뒤뿔(Dorsal Horn) : 위협 신호 심사

유해감각 신호들은 척수로 가서 척수 뒤뿔에서 만난다. 뒤뿔은 위험 신호를 억제하거나 증폭하는 '관문(gate)'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으면, 유해자극 수용기가 엉덩이와 관련된 잠재적 문제를 보고하지만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뒤뿔이 그 신호를 무시하거나, 몸을 움직이며 암력을 다른 부위로 보내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뒤뿔 민감도가 증가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뇌에 위험 신호를 보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중추민감화(central sensitization)라고 하며, 많은 통증 사례에서 핵심기전으로 작동한다. 중추민감화는 통증이 퍼지게 만들기도 하는데, 뒤뿔이 말초신경에서 신호를 받아 위험 신호를 증폭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중추민감화는 손상에 대한 정상적이고 건강한 반응이다. 손상이 치유되고 유해감각 수준이 감소하면 뒤뿔은 민감도 수준을 기초선으로 되돌려야 한다. 그런데 말초신경과 마찬가지로 뒤뿔도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으므로 과거 트라우마 기억을 간직하고 비슷한 자극에 대한 민감도를 올린다.

3. 하행 조절 (Descending Modulation)

하행조절은 뇌가 척수 뒤뿔의 민감도를 바꾸려고 활동할 때 일어나며, 그로 인해 유해감각이 억제되거나 증폭된다. 척수의 뒤뿔이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하행조절은 중간관리자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조직의 대표이다. 로이머 모슬리는 하행 조절이 특정 자극으로 생긴 위협과 관련하여 뇌가 말초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이차-추측'하는 방식이라고 하였다. 뇌는 실제 위협인지 아닌지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뇌가 이차-추측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뇌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기억, 일반적 지식, 다른 감각 정보 등이다. 고중량 데드리프트를 할 때 허리가 뒤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또 작년에 2주 정도 허리 통증으로 고생한 적이 있는데, 허리 통증이 생기기 직전에도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고 가정해보자. 다음 운동 세트를 할 때, 뇌는 잠재적 위험 신호를 주의 깊게 듣고 있을 수도 있다. 이것을 하행 촉진이라고 한다.
이와 반대되는 과정을 하행 억제라고 하며, 뇌가 그런 신호에 관심이 없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격렬한 운동, 심부조직마사지, 포식자에게서 전력 질주로 도망가는 것처럼, 의미있는 유해감각을 만드는 많은 활동이 사실은 건강한 것이라는 점을 안다. 각각의 경우에 뇌는 유해감각을 만드는 그 활동을 촉진하기를 원하며, 위험 신호를 차단한다. 이 과정은, 통증 교육자 데이비드 버틀러가 '뇌 안의 약품상자'라고 부르는, 카나비노이드 물질과 오피오이드 물질에 의해 일어난다. 이 두 물질은 척수로 내려가 위로 올라오는 유해감각의 흐름을 차단한다. 이 약물들은 사람들이 응급상황에서 느끼고 싶어 하지 않는 치명적 손상 시에 통증을 완전히 떨어뜨려 줄 정도로 강력하다. 철인 3종 경기를 하는 사람들은 특히 강력한 통증 억제 시스템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시스템 덕분에 보통 사람들이 최악의 벌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견디고 심지어 즐기기까지 한다. 그들은 뛰어난 내부 약품 상자를 가지고 있다. 여러 만성 통증 상태에서는 하행 억제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섬유근육통, 과민성대장증후군, 턱관절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전형적으로 격렬한 운동이나 심부조직마사지에 잘 반응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아프게 만든다. 이 불행한 상황 때문에 움직임으로 놀이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너무 많은 신체 스트레스와 너무 적은 신체 스트레스 사이의 최적구간이 극도로 좁아지기 때문이다.


Reference

1.Playing With Movement, Todd Hargrove